살면서 겪는 힘든 순간은 사람 사이에서 생길 때가 많아요. 바쁜 아들에게 도움을 부탁해야 할 때도 있고, 의사에게 궁금한 게 있다고 말해야 할 때도 있어요. 자꾸 돈을 빌려 달라는 친척에게 "안 돼요"라고 해야 할 때도 있지요. 대인관계 기술은 바로 이런 대화를 돕는 기술이에요. 변증법적 행동치료(DBT)에서 나온 기술이에요.1,2
목표는 필요한 것을 부탁하고 거절도 잘하면서, 관계와 나의 자존감을 함께 지키는 거예요.1,2 이 글에서는 외우기 쉬운 세 가지 약속말, DEAR MAN, GIVE, FAST를 설명해요. 각각 일상에서 쓸 수 있는 예도 함께 들었어요.
Key points
- 대인관계 기술은 DBT의 네 가지 기술 묶음 중 하나예요. 관계와 자존감을 지키면서 부탁하고 거절하는 법을 배워요.1,2,3
- DEAR MAN은 대화에서 원하는 것을 얻도록 도와요. 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말할지 알려 줘요.4
- GIVE는 관계를 튼튼하게 지키도록 도와요. 부드럽게, 관심을 갖고, 상대 마음을 인정하고, 편안하게 대하는 거예요.5
- FAST는 나의 자존감을 지키도록 도와요. 공정하게, 쓸데없는 사과는 빼고, 내 가치를 지키고, 사실대로 말하는 거예요.6
- 이것은 규칙이 아니라 길잡이예요. 나의 문화와 가족, 그리고 상황에 맞게 바꿔 쓰세요.4,5
왜 이 기술이 필요할까요
감정이 강하면 대화가 엇나가기 쉬워요. 버럭 화를 내거나, 그냥 져 주거나, 아무 말 없이 속으로 끙끙 앓기도 해요. 이런 일이 쌓이면 관계도 상하고 나 자신을 보는 마음도 상할 수 있어요.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분들은 관계가 강렬하고 불안정할 때가 많은데, DBT는 이런 어려움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면도 있어요.7
하지만 이 기술은 거의 누구에게나 쓸모가 있어요. 나이가 들면 꺼내기 어려운 대화가 많아져요. 가족에게 도움을 더 청하는 일, 의사와 이야기하는 일, 형제자매와 부모님 돌봄을 나누는 일, 이미 지쳤는데 거절해야 하는 일 같은 것들이지요.
DBT에서는 어려운 대화마다 세 가지 목표가 있을 수 있다고 봐요.1,5,6
| 목표 | 스스로에게 할 질문 | 쓸 기술 |
|---|---|---|
| 원하는 것 얻기 | 이 대화에서 어떤 결과를 원하나요? | DEAR MAN4 |
| 관계 지키기 | 대화가 끝난 뒤 상대가 나를 어떻게 느꼈으면 하나요? | GIVE5 |
| 자존감 지키기 | 대화가 끝난 뒤 나 스스로를 어떻게 느끼고 싶나요? | FAST6 |
대화하기 전에 잠깐 멈추고, 이번에는 어떤 목표가 가장 중요한지 정해 보세요. 어떤 때는 GIVE에 더 기대고, 어떤 때는 FAST에 더 기대게 될 거예요.5,6 세 가지를 함께 쓸 때도 많아요.
DEAR MAN: 필요한 것을 부탁하기
무언가를 부탁하거나, 거절하거나, 선을 긋거나, 내 의견을 말하고 싶을 때 DEAR MAN을 쓰세요.4 DEAR는 무엇을 말할지에 관한 것이고, MAN은 어떻게 말할지에 관한 거예요.4
- D: 묘사하기(Describe). 상황의 사실을 짧게 말해요. 탓하지 말고 일어난 일만 말하세요. 중요한 이야기는 하나로 줄이세요.4
- E: 표현하기(Express). 어떤 안내서에서는 '설명하기(Explain)'라고도 해요. 내 기분이 어떤지, 이 일이 왜 나에게 중요한지 말해요. "나는 ~한 마음이에요" 같은 말이 좋아요.4
- A: 분명히 요청하기(Assert). 원하는 것을 또렷하게 부탁하거나, 분명하게 거절해요. 상대가 알아서 짐작해 주길 기대하지 마세요. 사람들이 가장 자주 건너뛰는 단계예요.4
- R: 보답하기(Reinforce). 들어 줘서 고맙다고 하거나, 들어주면 상대에게도 어떤 점이 좋은지 말해요. 상대를 속이는 게 아니라 상대 입장을 존중하는 거예요.4
- M: 마음 붙들기(stay Mindful). 목표를 계속 마음에 두세요. 이야기가 딴 데로 흐르거나 상대가 화를 내고 비판해도, 차분하게 내 부탁으로 돌아오세요. 고장 난 레코드처럼 차분히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것도 이 기술에 들어가요.4
- A: 자신 있게 보이기(Appear confident). 상대를 마주 보고, 잘 들리도록 크고 또렷하게 말하세요. 바닥만 보지 않도록 해 보세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해도 괜찮아요.4
- N: 조율하기(Negotiate). 조금은 양보할 마음을 가지세요. 내가 내놓을 수 있는 것을 미리 정해 두세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물어볼 수도 있어요.4
DEAR 단계의 순서는 바꿔도 돼요. 누군가 지금 당장 멈춰야 할 행동을 하고 있다면, 바로 '분명히 요청하기'로 넘어갈 수도 있어요.4
예를 들어 볼게요. 기억력이 떨어진 남편을 돌보고 계세요. 딸이 가까이 살지만 거의 오지 않아요. 이렇게 말해 볼 수 있어요.
- 묘사하기: "아빠가 진단받은 뒤로 내가 매일 곁에 있었고, 두 달 동안 하루도 쉬지 못했어."
- 표현하기: "너무 지쳤고, 나까지 병이 날까 봐 걱정돼."
- 분명히 요청하기: "토요일 오후마다 아빠 곁에 있어 줄 수 있겠니? 그동안 좀 쉬고 싶어."
- 보답하기: "그래 주면 나한테 정말 큰 힘이 될 거야. 그리고 아빠는 네가 오면 얼굴이 환해지잖아."
딸이 너무 바쁘다고 하면, 목표를 붙들고 부드럽게 부탁을 되풀이하세요. 그다음 조율해 보세요. "그럼 격주 토요일은 어떠니?" 돌봄을 나누는 법은 형제자매·가족과 돌봄 나누기를 보세요.
GIVE: 관계 지키기
배우자, 자녀, 친구, 직장 동료처럼 관계가 소중할 때 GIVE를 쓰세요. 더 가까워지고 갈등이 가라앉는 데 도움이 돼요.5
- G: 부드럽게(be Gentle). 공격하거나 위협하거나 소리치거나 욕하지 마세요. "넌 이래야지" 같은 판단하는 말이나, 눈을 굴리는 것 같은 판단하는 표정도 피하세요.5
- I: 관심 보이기(act Interested). 귀 기울여 듣고 질문하세요. 말을 끊지 마세요. 상대를 마주 보고 휴대폰은 내려놓으세요.5
- V: 인정하기(Validate). 상대가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이해한다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이 그럴 만하다는 것을 보여 주세요. 상대 입장에서 바라보려고 해 보세요.5
- E: 편안하게(use an Easy manner). 친절하고 조금은 가볍게 대하세요. 상황에 맞는다면 미소나 부드러운 농담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5
예를 들어 볼게요. 여동생이 전화를 했어요. 자기한테 묻지도 않고 어머니를 치매 전문 요양 시설(memory care)로 모셨다고 속상해해요. 나도 서운하고 변명하고 싶어져요. 그 대신 목소리를 부드럽게 유지해요(부드럽게). "어떤 점이 제일 걱정돼?" 하고 물어요(관심 보이기). "속상할 만해. 너도 엄마를 사랑하는데, 결정할 때 함께하지 못했잖아." 하고 말해요(인정하기). 그리고 따뜻하게 덧붙여요. "엄마 뵈러 가는 거, 네가 같이 도와주면 정말 좋겠어."(편안하게)
인정하는 것과 동의하는 것은 달라요. 상대가 왜 그렇게 느끼는지 이해하면서도, 생각은 다를 수 있어요.
먼저 내 마음부터 인정해 주세요. 다툼을 피하려고 내 감정을 꾹꾹 눌러 두기만 하면, 나중에 터져 나올 수 있어요.5 어려운 대화 전에 내가 어떤 마음인지 알아차려 보세요. 내 마음도 그럴 만해요.
FAST: 나의 자존감 지키기
자꾸 져 주거나, 싫은데 "네"라고 하거나, 대화 뒤에 스스로가 못나 보인다면 FAST를 쓰세요. 남의 비위를 맞추느라 애쓰는 분들에게 특히 도움이 돼요.6
- F: 공정하게(be Fair). 상대에게 공정하고, 나 자신에게도 공정하세요. 내 필요도 상대의 필요만큼 중요해요.6
- A: 쓸데없는 사과는 그만(no needless Apologies). 부탁하는 것, 의견이 있는 것, 거절하는 것을 사과하지 마세요. 정말 잘못한 일이 있다면 한 번만 사과하세요. 고개를 숙이기보다 허리를 펴세요.6
- S: 내 가치 지키기(Stick to your values). 나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알고, 그저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고 그것을 버리지 마세요.6
- T: 사실대로 말하기(be Truthful). 거짓말하거나, 부풀리거나, 실제보다 더 무력한 척하지 마세요.6
예를 들어 볼게요. 교회나 절에서 아는 분이 위원회를 하나 더 맡아 달라고 해요. 이미 일주일에 사흘은 손주를 돌보고 계세요. "정말 죄송해요, 제가 부족해서요, 그래도 어떻게 해 보면..." 하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와요. 그 대신 이렇게 말해요. "저를 생각해 주셔서 고마워요. 그런데 지금은 맡기 어려워요. 손자 돌보느라 손이 꽉 차 있어요." 긴 사과도, 지어낸 핑계도 없어요. 그리고 '가족이 먼저'라는 내 가치를 지켰어요.
세 가지 기술 함께 쓰기
DEAR MAN, GIVE, FAST는 나란히 쓸 때 가장 좋아요. 한 번의 대화에서 DEAR MAN은 할 말을 주고, GIVE는 말투를 따뜻하게 지켜 주고, FAST는 내가 무너지지 않게 붙잡아 줘요.4,5,6
기술을 쓰지 않을 때
- "너는 도와준 적이 한 번도 없어. 네 생각만 하지."
- 져 주고 나서 속으로 원망하기
- 부탁할 때마다 길게 사과하기
- 돌려 말하고 상대가 알아주길 바라기
기술을 쓸 때
- "토요일마다 도움이 필요해. 1시에 와 줄 수 있니?"
- 죄책감 없이 친절하게 거절하기
- "미안해" 여러 번 대신 "고마워" 한 번
- 분명하게 부탁하고, 그다음 귀 기울여 듣기
이 기술을 쓴다고 모든 사람이 "네"라고 하지는 않아요. 그래도 내 말이 들릴 가능성은 높아져요. 그리고 대답이 무엇이든, 내가 한 행동에 대해 스스로 떳떳하게 느낄 가능성도 높아져요.
어르신과 돌보는 가족(보호자)을 위한 도움말
- 대화를 미리 준비하세요. 전화하거나 병원에 가기 전에 DEAR 요점을 카드에 적어 두세요.
- 소리 내어 연습하세요. 먼저 거울 앞이나 친구 앞에서 말해 보세요.4
- 좋은 때를 고르세요. 나나 상대가 피곤하거나, 배고프거나, 서두를 때는 어려운 이야기를 꺼내지 마세요.
- 청력을 살피세요. 조용한 방에서 얼굴을 마주 보고 또렷하게 말하세요. 청력, 외로움 그리고 뇌를 보세요.
- 문화를 존중하세요. 어떤 집에서는 대놓고 부탁하는 게 자연스럽지만, 어떤 집에서는 무례하게 느껴져요. 나에게 맞게 기술을 바꿔 쓰세요.5,6 윗사람에게 직접 말하기 어려운 한인 가정이라면 한국 부모님과 정신건강 이야기 나누기와 두 문화 사이의 부모와 자녀도 도움이 될 거예요.
- 치매가 있는 분과 이야기할 때는 긴 부탁이나 이치를 따지는 말이 통하지 않을 수 있어요. GIVE의 부드럽고 마음을 인정하는 말투와 짧은 문장을 쓰세요. 치매가 있는 분과 대화하기를 보세요.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안전하지 않을 때. 누군가 나를 때리거나, 위협하거나, 통제하거나, 내 돈을 가져간다면 안전이 먼저예요. 그런 사람에게 자기주장을 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을 수 있어요. 위험하다면 911에 전화하세요. 노인 학대와 방임의 신호와 사기와 금전 착취를 보세요. 갈등 때문에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밤낮 언제든 988에 전화하거나 문자를 보내세요. 무료이고 비밀이 지켜져요.9
988에 전화한 뒤 "Korean"이라고 말하면 보통 20초 안팎에 한국어 통역사가 연결돼요(문자와 채팅은 영어·스페인어만 돼요). 911에서도 통역을 요청할 수 있어요. 자세한 내용은 988과 의료 통역 한국어로 이용하기를 보세요.
연구 결과는 어떤가요
DBT 기술은 수업처럼 매주 모이는 그룹에서 배우는 경우가 많아요. 한 번에 두 시간 반쯤 하고, 모든 기술을 다 배우는 데 24주쯤 걸려요.1,2 연구자들은 개인 DBT 치료 없이 기술 훈련만 받아도 여러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근거가 늘고 있다고 말해요.1
이번 주에 해 보세요
이번 주에 해 보세요
- 미뤄 둔 작은 부탁 하나를 떠올려 보세요. DEAR 요점을 적어 보세요.
- 평범한 대화 한 번에 GIVE를 써 보세요. 말을 끊지 않고 듣고, 상대 마음 하나를 인정해 주세요.
- 하루에 "미안해요"를 몇 번 하는지 세어 보세요. 진심이 아닌 사과는 빼 보세요.
자주 겪는 어려움
DEAR MAN을 해 봤는데 상대가 그래도 안 된다고 했어요.
그럴 수 있어요. 기술은 가능성을 높여 주지만, 결정은 여전히 상대가 해요. 스스로 물어보세요. 관계를 지켰나요? 내 자존감을 지켰나요? 그렇다면 그 대화는 잘된 거예요. 조율해 보거나, 나중에 다시 해 보거나, 다른 곳에서 도움을 찾을 수 있어요.
얼어붙거나 너무 속상해서 말이 안 나와요.
먼저 몸을 진정시키세요. 몇 분 동안 천천히 호흡하기나 STOP 기술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잠깐만 시간을 줘"라고 말하거나, 다른 날 이야기하기로 해도 돼요. 부탁할 말을 미리 적어 두는 것도 도움이 돼요.
무언가를 부탁하는 건 이기적인 거 아닌가요?
아니에요. 건강한 관계에는 주고받는 것이 필요해요. 한 사람만 늘 져 주면, 두 사람 모두에게 관계가 나빠지기 쉬워요.6 돌려 말하거나 속으로 원망을 품는 것보다 분명하게 부탁하는 게 더 공정해요.
도움이 필요할 때
가족과의 갈등 때문에 밤에 잠이 안 오거나, 자주 이용당하거나 외롭다고 느끼거나, 관계가 아주 가까웠다가 아주 화가 났다가 하며 크게 오간다면 치료자를 찾아 보세요. DBT 기술 그룹이나 DBT 훈련을 받은 치료자와 함께하면 도움을 받으며 이 기술을 연습할 수 있어요. 치료자 찾는 법과 돌보는 가족의 경계 세우기를 보세요. 사랑하는 사람이 경계성 성격장애를 앓고 있을 때는 가족이 치료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7 한국어로 상담받고 싶다면 한국어로 정신건강 상담 찾기를 보세요.
처음으로 돌아가기: DBT 기술 네 가지 수업을 모두 마치셨어요. DBT 개요로 돌아가거나, 모든 기술의 바탕인 DBT 마음챙김 기술을 다시 살펴보세요.
참고 자료
- University of Washington Behavioral Research and Therapy Clinics. Dialectical behavior therapy. University of Washington, accessed October 2026. UW BRTC
- The Linehan Institute. What is DBT and DBT skills? Linehan Institute, accessed October 2026. Linehan Institute
- Linehan MM. DBT Skills Training Handouts and Worksheets, Revised Edition. Guilford Press, 2025. Guilford Press
- Now Matters Now. DEAR MAN. Now Matters Now, accessed October 2026. Now Matters Now
- Now Matters Now. GIVE skills. Now Matters Now, accessed October 2026. Now Matters Now
- Now Matters Now. FAST skills. Now Matters Now, accessed October 2026. Now Matters Now
- 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 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NIMH, accessed October 2026. NIMH
- Storebø OJ, et al. Psychological therapies for people with 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20. Cochrane
- 988 Suicide & Crisis Lifeline. Home page. 988 Lifeline, accessed October 2026. 988lifelin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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