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은 몸의 구조가 손상되어서가 아니라 몸의 어떤 부분이 일하는 방식이 달라져서 생기는 증상을 가리킬 때 의사들이 쓰는 말입니다. 과민대장증후군(IBS), 섬유근육통, 기능성 신경장애(FND), 만성 일차성 통증이 잘 알려진 예입니다.
이런 질환은 실제로 있는 병이고, 흔하며, 생활을 크게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인 검사와 영상 검사는 정상인 경우가 많지만, 의사는 전형적인 양상으로 이런 질환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상상으로 생긴 병도, 마음이 약하다는 표시도 아닙니다. 동네 의원과 전문의를 찾는 진료의 약 3분의 1에서 기능성 증상이 나타납니다.1
핵심 정리
- 기능성 질환에서는 검사로 보이는 손상보다 몸의 여러 체계가 일하는 방식에 주로 문제가 있습니다. 증상은 실제로 있고 심할 수 있습니다.1,2
- 미국에서는 약 100명 중 12명이 과민대장증후군을 겪습니다.4 우리나라 전화 조사에서는 약 11명 중 1명(9.0%)이었습니다.13 기능성 신경장애는 신경과에 새로 의뢰되는 환자의 약 6명 중 1명을 차지합니다.3
- 이런 질환은 서로 겹치는 일이 많고, 불안이나 우울과도 자주 겹칩니다. 하지만 불안, 우울, 힘든 과거가 있어야 진단하는 것은 아닙니다.1,3,4
- ME/CFS는 이와 다른, 심각한 몸의 병입니다. 심리적인 병이 아니며, 활동을 대하는 방법도 다릅니다.8,9,10
- 섬유근육통에는 운동의 근거가 가장 강합니다. 인지행동치료, 물리치료, 일부 저용량 항우울제는 여러 질환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2,7,11,12
"기능성"의 뜻
미국 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NINDS)는 기능성 신경장애를 뇌의 구조가 아니라 뇌의 신경망이 일하는 방식이 달라져서 생기는 병이라고 설명합니다. 뇌의 구조를 찍은 영상은 정상으로 보여도 증상은 실제로 있습니다.2
어떤 의사들은 컴퓨터에 빗대어 설명합니다. 몸의 장기, 신경, 조직이라는 하드웨어는 고장 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신호를 보내고, 받고, 처리하는 방식인 소프트웨어에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문제도 실제 문제이고, 때로는 다시 훈련해서 나아질 수 있습니다.
쓸모 있는 비유이지만 한계도 있습니다.
- "소프트웨어"라는 말이 상상이거나, 지어낸 것이거나,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 원인이 순전히 심리적이라는 뜻도 아닙니다. 연구자들은 이런 질환에 면역계, 자율신경계, 스트레스 호르몬 같은 몸의 체계가 관여한다고 봅니다. 몸의 신호를 처리하는 방식이나 통증 체계의 예민함 같은 뇌의 작용도 관여합니다.1
- 이 분야의 주요 연구자들은 기능성 질환을 순전히 몸의 문제도, 순전히 마음의 문제도 아닌 둘이 섞인 것으로 설명합니다.1
기능성 질환은 검사가 정상이라는 이유만으로가 아니라 양성 징후와 전형적인 양상으로 진단해야 합니다. 다른 진단과 마찬가지로 의사는 다른 원인도 먼저 살핍니다.1 예를 들어 기능성 신경장애에서는 후버 징후라는 진찰 방법으로 다리 힘 빠짐의 전형적인 양상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2
흔한 기능성 질환
과민대장증후군(IBS)
과민대장증후군은 배 통증과 함께 설사나 변비, 또는 둘 다를 일으킵니다. 미국에서는 100명 중 약 12명이 겪습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최대 2배 많고, 50세 이전에 더 흔합니다.4
우리나라에서도 흔합니다. 15세 이상 1,009명을 전화로 조사한 연구에서 국제 진단 기준(로마 III 기준)에 맞는 사람은 9.0%였습니다. 여성은 11.0%, 남성은 7.0%였고, 30대에서 가장 많았습니다.13 서울을 포함한 동아시아 세 나라 도시 주민을 인터넷으로 조사한 2023년 연구에서는 서울 주민의 15.6%가 기준에 맞았습니다.14 조사 방법에 따라 숫자가 달라지지만, 대략 10명 중 1명꼴로 겪는 흔한 질환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의 국내 진료지침도 과민대장증후군 환자는 건강한 사람보다 불안과 우울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경우가 더 많다고 설명합니다.15
전문가들은 과민대장증후군을 뇌와 장의 상호작용에 생긴 문제로 설명합니다. 어떤 사람은 음식이 장을 너무 빨리 또는 너무 느리게 지나갑니다. 또 어떤 사람은 보통 양의 가스나 변에도 통증을 느낍니다.5 가족 가운데 과민대장증후군이 있는 사람, 어린 시절의 스트레스나 힘든 일, 심한 장염을 앓은 적이 있으면 위험이 더 높습니다.4 과민대장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섬유근육통, 만성 피로, 만성 골반 통증, 불안, 우울, 신체증상장애를 함께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4
까닭 모를 체중 감소나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은 진료가 필요합니다. 몸 증상으로 진료받기를 참고하십시오.
섬유근육통
섬유근육통은 온몸에 넓게 퍼진 통증과 누르면 아픈 느낌이 오래가는 질환입니다. 쑤시거나, 화끈거리거나, 욱신거린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고, 피로와 잠 문제가 함께 옵니다. 뻣뻣함, 저림이나 따끔거림, 기억력과 집중력 문제("섬유 안개"라고도 합니다)를 겪는 사람도 많습니다. 빛, 소리, 냄새, 온도에 더 예민해지는 사람도 있습니다.6
여성에게 더 흔하고, 보통 중년에 시작됩니다. 뇌 영상 연구에서는 통증을 처리하는 신경 경로에 변화가 보였습니다. 섬유근육통이 있는 사람이 통증을 더 강하게 느끼는 이유를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6 영국 진료지침과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ICD-11)는 섬유근육통을 만성 일차성 통증의 한 종류로 봅니다.7
기능성 신경장애(FND)
기능성 신경장애는 발작처럼 보이는 증상, 떨림, 갑자기 움찔거림, 이상한 자세, 팔다리의 힘 빠짐이나 마비, 걷기 어려움, 말하기 문제, 어지럼, 시력이나 청력 문제, 저림, 통증, 심한 피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증상은 일부러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증상에 주의를 기울이면 심해지고, 다른 데 정신을 팔면 누그러지기도 합니다.2
기능성 신경장애는 신경과로 의뢰되는 가장 흔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새로 의뢰되는 환자의 약 6명 중 1명을 차지합니다.3 스트레스와 어린 시절의 역경이 위험을 높이지만, 대부분의 연구에서 환자의 절반 이상은 둘 다 없다고 답했습니다.3 일부 의료인은 기능성 신경장애 환자가 꾀병을 부린다고 잘못 생각하는데, 이것이 낙인을 더합니다.2,3 일찍 진단하고 치료하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2
기능성 어지럼은 이와 관련된 질환으로, 흔히 지속성 체위-지각 어지럼(PPPD)이라고 부릅니다. 귀 안쪽(내이)의 문제나 다른 어지럼을 겪은 뒤에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지럼 전문 클리닉에서는 오래가는 어지럼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전형적인 환자는 50대 중반이고, 여성이 남성보다 약 2배 많습니다.3
만성 일차성 통증
만성 통증은 3개월 넘게 이어지거나 자꾸 되풀이되는 통증을 말합니다. 영국 진료지침은 만성 일차성 통증을 뚜렷한 원인 질환이 없는 통증, 또는 보이는 부상이나 병에 비해 영향이 지나치게 큰 통증으로 설명합니다. 큰 괴로움과 장애가 함께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7
섬유근육통, 일부 오래가는 두통과 얼굴 통증, 만성 배 통증이나 골반 통증, 만성 근육·관절 통증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관절염처럼 원인이 알려진 통증과 함께 있을 수도 있습니다.7 만성 통증과 기분과 중년의 통증을 참고하십시오.
ME/CFS: 다른 병
근육통성 뇌척수염/만성피로증후군(ME/CFS)은 피로, 통증, 잠 문제, 어지럼처럼 위의 질환과 겹치는 증상이 있습니다. 하지만 별개의 병이며, 둘을 혼동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ME/CFS를 몸의 여러 부분에 영향을 주는 심각하고 흔히 오래가는 생물학적 질병으로 설명합니다. 미국에서 최대 330만 명이 이 병을 앓고 있을 수 있고, 10명 중 9명 넘게 진단을 받지 못했습니다.8
- 가장 큰 특징은 활동 후 악화(운동 후 권태감, PEM)입니다. 몸이나 머리를 쓰고 나면 증상이 나빠집니다. ME/CFS 환자의 약 4명 중 1명은 어느 시기에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합니다.8
- 2015년 미국 국립학술원 보고서는 ME/CFS가 정신과적이거나 심리적인 병이 아니라 의학적인 병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환자들이 의료인의 적대적인 태도를 겪었고, 증상을 더 나쁘게 만든 치료를 받았다고 자주 말한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9
- 영국 진료지침은 ME/CFS에 정해진 단계대로 활동을 늘리는 단계적 운동 요법(GET)을 쓰지 말라고 권합니다. 인지행동치료는 병을 낫게 하는 치료가 아니라, 오래가는 병을 견디는 데 도움을 주는 목적으로만 제공해야 한다고 합니다.10
ME/CFS를 확인하는 검사는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자세한 병력, 진찰, 다른 병을 배제하기 위한 검사를 거쳐 진단합니다.8,9 활동한 뒤에 더 심해지는 심한 피로가 있으시면 의사에게 ME/CFS에 대해 물어보십시오. 활동을 대하는 방법이 어떻게 다른지는 스스로 돌보기 글에서 설명합니다.
불안·우울과 겹치는 방식
기능성 질환은 불안이나 우울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1,4 그 이유는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통증, 장 문제, 발작을 안고 사는 것은 스트레스입니다. 스트레스는 다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같은 몸과 뇌의 작용이 양쪽에 관여할 수도 있습니다.1
겹친다고 해서 증상이 불안이나 우울 "때문에" 생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진단에 심리적 특징이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1 기능성 신경장애에서도 대부분의 연구에서 환자의 절반 넘게 큰 스트레스나 어린 시절의 역경이 없었다고 답했습니다.3 기능성 질환끼리도 겹칩니다. 과민대장증후군과 섬유근육통처럼 둘 이상의 기준에 맞는 사람이 많습니다.1 불안이나 우울이 함께 있다면 그것을 치료하는 것이 좋은 진료의 한 부분이고, 몸의 증상을 견디기도 더 쉬워집니다. 스트레스·불안·우울이 실제 몸 증상을 일으키는 이유를 참고하십시오.
도움이 되는 방법
진료지침들은 분명한 진단과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쉬운 설명에서 치료를 시작하라고 말합니다.11,12 여러 방법을 함께 쓰는 사람이 많습니다. 표시는 연구 근거가 얼마나 튼튼한지를 보여 줍니다(근거를 평가하는 방법을 참고하십시오).
만성 일차성 통증의 운동 프로그램
근거 보통영국 진료지침은 지도받는 집단 운동과 활동을 이어 가는 것을 권합니다.7 과민대장증후군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도 규칙적인 운동이 권장됩니다.12 국내 과민대장증후군 진료지침도 신체 활동이 증상을 나아지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15
대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영국 진료지침은 만성 일차성 통증에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가바펜틴 같은 항경련제, 벤조디아제핀, 소염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을 새로 시작하지 말라고 권합니다. 효과의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7 유럽 섬유근육통 지침은 강한 마약성 진통제를 쓰지 말라고 권합니다.11 이미 이런 약을 드시고 있다면 혼자 끊지 마십시오. 안전한 계획을 의사와 상의하십시오.
자주 묻는 질문
검사가 정상이면 심리적인 문제라는 뜻인지
ME/CFS도 기능성 질환인지
기능성 질환이 나아질 수 있는지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은 증상이 잠깐 있다가 사라집니다. 어떤 사람은 몇 년씩 이어지거나 좋아졌다 나빠졌다 합니다. 일찍 진단하고 치료하면 증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2
🇺🇸 미국에 계신 분
- 갑작스러운 힘 빠짐, 저림, 말하기 어려움이 있으면 911에 전화하십시오(통역 요청 가능). 자살하고 싶은 생각이 드시면 988에 전화하거나 문자를 보내십시오. 전화로 "Korean"이라고 말하면 한국어 통역이 연결됩니다. 988과 의료 통역을 한국어로 이용하기를 참고하십시오.
도움을 받아야 할 때
오래가는 통증, 장 문제, 어지럼, 힘 빠짐, 떨림, 정신을 잃는 증상이 있으면 진료를 받으십시오. 새로 생겼거나 달라지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몸 증상으로 진료받기에 나온 위험 신호가 있으면 바로 도움을 받으십시오. 갑작스러운 힘 빠짐, 저림, 말하기 어려움이 있으면 지체 없이 119에 전화하십시오. 질병관리청은 갑자기 한쪽 얼굴·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것을 뇌졸중의 조기증상으로 안내합니다.16
오래가는 병과 함께 사는 것은 몹시 지치는 일입니다. 희망이 없게 느껴지거나 자살하고 싶은 생각이 드시면 언제든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에 전화하십시오. 24시간 무료입니다.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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